미국 등 주요국이 리튬이온 배터리(LIB) 전용 보험상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리스크 헤지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LIB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단순 화재보험이나 생산물배상책임(PL)보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관련 보험상품 출시에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로 국가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되는 등의 커다란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서다.
30일 미국 안전규격인증기관 UL솔루션스에 따르면 미국과 우리나라 등 주요 12개국의 지난해 LIB 폭파 사고는 3880건으로 전년(2547건) 대비 52.3% 급증했다.
LIB 사고를 보상해주는 보험상품은 미국 보험사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 보험사 처브는 수출입 기업과 물류 등 LIB 공급망 전반의 종합적 리스크 방안을 제공하기 위한 LIB 리스크 전용 보험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처브가 주도하는 LIB 보험 컨소시엄은 11개 영국 로이즈 보험회사가 참여하는데 최대 5000만달러의 인수 능력을 제공한다. 처브는 해당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창고업자배상책임보험과 적하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럽 대표 재보험사 뮌헨리는 태양광발전 등 에너지 분야 전문 자회사 그린테크솔루션스를 통해 BESS용 보증보험을 제공한다. 뮌헨리의 LIB 보험상품은 BESS 공급자와의 계약이행 실패, 화재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장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LIB 전용 보험상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국정자원 화재에서 확인된 것처럼 단순 화재보험이나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이 전부다.
보험연구원 강윤지 연구원은 "국내의 LIB 리스크 헤지는 관련 보험상품 개발 출시가 아닌 화재예방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에서 LIB 보험상품이 출시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LIB 시험·인증 기준 등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는 데 보험사와 여러 기관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유관기관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자원은 DB손해보험의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국정자원에 납품된 LIB를 생산한 LG에너지솔루션은 KB손해보험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DB손보는 국정자원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KB손보의 경우 국정자원 화재발생 원인과 과실 주체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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