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6월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각각 열 살, 일곱 살이던 어린 자매가 목숨을 잃었다. 7월에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밤에 불이나 부모 없이 집에 머무르고 있던 여덟 살, 여섯 살 자매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화재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도입된 화재안심보험과 같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화재안심보험과 같은 안전망은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생활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데다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와 안전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분석이다.
■대형 화재 '빈발', 커지는 피해
15일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기후위기 심화 및 대형 화재 빈발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소방청이 지난 2023영 화재 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대부분의 장소에서 화재 발생 건수가 줄었지만 주거시설 및 차량 화재는 증가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의 사회적 약자의 경우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안전장치 미비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피해에 더 취약하다. 보험료 부담 등으로 취약계층 화재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점도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규모가 커지는 또 다른 이유다.
화재 발생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응도 재정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부의 재정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화재로 인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라는 참극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화재안전점검·예방물품 등 예방과 화재안심보험가입 보장, 보험금 지급 복구라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조례 개정을 통해 도입한 화재안심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화재안심보험은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발생에 대비하고 조속한 일상생활 복귀를할 수 있도록 도가 보험회사와 단체로 체결하는 주택화재보험이다. 화재안심보험은 정부 재정을 통해 취약계층이 별도의 부담 없이 화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화재안심보험과 같은 제도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 민간 보험사의 참여가 긴밀히 연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승우 화보협회 부이사장은 "화재 사고는 단 한순간에 생계와 삶의 터전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서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구의 경우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고 짚었다.
이 부이사장은 "화재안심보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취약계층 지원을 제도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근거 조례의 지속적인 보완과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정부 재정이 뒷받침되어야만 제도가 실효성을 갖고 운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재안심보험, 대안으로 부상
화보협회는 공공·민간의 공동 사회안전망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민관 협력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다. 화보협회는 소방청과 협력을 통해 단계별 사회 안전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재정(보험료 지원)과 민간 보험제도(화재안심보험), 안전문화캠페인(화재예방물품 지원·주택 안전점검 실시)의 전략적 결합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 및 재난 회복력을 갖춘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정책과 시장간 유기적 협력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재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울러 화보협회는 자체 안전문화캠페인 예산을 활용해 취약계층 주택 및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화재 예방에 필요한 안전물품을 보급하는 등 제도의 효과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화보협회는 화재안심보험과 같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력하고 제도 정비와 안착을 지원하는 역할을 적극 수행키로 했다.
이승우 부이사장은 "앞으로 안전문화 캠페인과 취약시설 안전점검, 맞춤형 안전물품 보급 등 예방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화재안심보험을 비롯한 제도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책적 제안과 제도 정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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